[디지털&휴먼-63]
– 인터넷 사업 아이템 중 대박을 노릴 만한 것은 거의 없다.
– 이미 치열한 경쟁을 거쳐 한때 유망했던 인터넷 기업들도 몰락했다.
– 하지만 틈새를 잘 노리면 앱을 활용한 사업은 성장할 수 있다.
– 우리 주위에도 틈새를 성공적으로 공략 중인 기업들이 있다. 

사업은 쉽지 않다. 작은 규모의 사업이라도 해 본 사람은 정확히 이 의미를 안다. 회사의 대표가 ‘기술자’나 ‘관리자’의 역할에 그치면 기업은 자리를 잡기 힘들다. ‘기업가’의 역할을 꾸준히 해 주어야 비전이 공유되고 기업이 실적을 낼 수 있다. 책 ‘사업의 철칙’의 저자 마이클 거버는 “기업가는 고객에 대한 명확한 그림이 없으면 어떤 사업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반면에 기술자는 먼저 내부를 살피며 자신의 기술을 규정한 다음, 외부를 살펴보며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팔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생겨난 사업은 거의 대부분 사업을 하는 방식이나 팔아야 할 고객이 아니라 상품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 당연해 보이지만, 상품이 아닌 고객에 중심을 두고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대개 상품과 서비스를 먼저 고민하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는 기업들만 많아서일까? 여러 사람들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더 이상 없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대박이 없다는 의미다. 맞는 말이긴 하다. 유선 인터넷이 모바일 인터넷으로, 그리고 사물 인터넷으로 확장해 가면서 이미 사람들에게 필요한 아이템은 거의 다 세상에 등장했다. 거물급 IT 기업들이 닥치는 대로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한때 각광받던 기업들의 몰락 속도도 빨라졌다. 불과 몇 해 전 놀라운 비즈니스 모델(일명 소셜커머스)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구루폰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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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소셜커머스인 구루폰(Groupon)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닷컴기업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웹사이트에 결제 기능을 추가하면 누구나 간단히 할 수 있는 것이었으며, 또 자금 면에서도 아마존이 제공하는 서버를 클라우드로 이용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결과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생겨났고 시장은 순식간에 과다한 경쟁의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책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 사토 가츠아키 저)

그럼 인터넷 사업, 특히 앱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는 완전히 없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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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다. 일단 세상은 이미 앱 제너레이션이 장악한 곳이 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꾸준히 성장할 수밖에 없다. 하워드 가드너는 그의 책 ‘앱 제너레이션’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단순히 앱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앱들의 총체라고 여긴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일련의 체계적인 앱들이 합쳐진 무엇으로 여기며, 인생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앱처럼(우리는 이를 ‘슈퍼앱’이라고 부르겠다) 바라보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젊은이들은 인간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앱이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만일 필요한 앱이 아직 없다면 누군가(때로는 그 앱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가 당장 고안해 내는 것이 옳다. 또 특정한 욕구(또는 난제)와 관련된 앱을 구상하거나 설계할 수 없다면 그 욕구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된다(또는 적어도 중요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즉, 무엇이든 앱으로 해결하려는 젊은 세대들 덕분에 작은 필요성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해결해 주는 앱이 생존하고 발전할 가능성은 엿보인다. 이전처럼 거대한 시장은 없지만 앱을 서비스하는 작은 기업이 짭짤하게 이익을 챙길 만한 곳은 의외로 많아 보인다.

앞서 말한 필요성은 대중과 역대 사업들의 패턴을 분석해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복잡한 분석 과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간단한 작업이다. 운영체제(OS)를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심플한 운영체제가 나올수록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그 기기를 활용한 작업들이 늘어난다. 가격은 저렴할수록 좋고 공짜로 쓸 기회가 있으면 그것을 더 선호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인 윈도를 보면서 사용자와 사업의 패턴은 널리 IT업계에 퍼진 상태였다. 그것을 눈여겨본 IT 대기업은 스마트폰 시장이 활짝 열릴 때쯤 운영체제를 배포할 생각을 했어야 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그것을 이루어냈다. 사용 편의성이 좋았고 무료 정책이 거부감이 없었기 때문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다른 IT 대기업들은 기회를 놓쳤다. 이미 소비자와 사업 패턴이 나와 있는데도 그랬다.

커뮤니티 매핑센터 /출처=커뮤니티매핑센터 블로그.

▲ 커뮤니티 매핑센터 /출처=커뮤니티매핑센터 블로그.

그런 차원에서 최근 눈여겨볼 만한 몇몇 디지털 서비스가 있다. 지도 서비스는 이제 흔해졌다. 도로 상황도 정확히 반영되어 주행 안내를 한다. 또한 그 지도 위에서 맛난 음식점을 알려주는 서비스는 성업 중이다. 그런데 지도가 정말 보물창고다. 사람들의 작은 필요부터 시작하면 지도 위에 표시해 놓고 편리함을 찾을 만한 것이 꽤 된다. 이런 시도를 하는 대표적인 곳이 커뮤니티 매핑 센터(http://www.cmckorea.org)다. 각 개인들이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지도에 부지런히 올려 완성된 하나의 지도를 갖게 된다. 이런 식으로 건강 지도, 안전 지도, 마을 자산 지도 등이 만들어졌다. 또한 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민하여 ‘장벽 없는 세상 지도 만들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지도 서비스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이 이미 하고 있으니 레드오션 중에서도 최고의 레드오션 같지만 실제로는 훌륭한 틈새가 있었다.

또 다른 서비스로는 환전 서비스가 있다. 환전 업무는 공식적으로는 은행이 한다. 그렇지만 여행 중에 환전이 급하게 필요할 때가 있다. 은행이 어디 있는지 알기 어려울 때 관광지 근처에 있는 환전상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 사람들은 이제 돈을 여행자수표나 지폐로 사용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도 많이 사용했지만 점점 모바일 페이로 넘어가는 추세다. 그런데 국경을 넘어가면 자국의 모바일 페이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언젠가는 신용카드처럼 국경 없이 통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앱을 통한 환전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국의 모바일 페이를 다른 나라에 가서 아무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면 무척 편하다. 이런 서비스는 향후에도 유망하기는 쉽지 않다. 모바일 페이에도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역할을 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의 사업 아이템으로는 훌륭한 틈새다.

앱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은 거창함을 지양하는 것은 맞다. 틈새를 지향해야 한다. 앱 경제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틈들이 생길 확률이 높다. 특히 이미 기반이 마련된 지도, 모바일 페이 등과 연결하거나 그 위에 구축하는 개념의 서비스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새로운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상)

[고평석 인문디지털 커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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